히가시노 게이고 최신작 [백조와 박쥐] 소개
얼마전에 약간 심적인 여유가 생겨서 이번 주말에는 반드시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쉬어야지라고 생각하고 동네 도서관에 갔습니다. 제가 늘 자주 찾는 서고는 히가시노 게이고 쪽인데요, 다행히도 2021년작 새 책이 나와있어서 하나 골라올 수 있었어요!
나미야 잡화점으로 유명세를 치른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작으로 유명한데요, 그의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그 상식의 세계가 어마어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추리소설을 쓰고 있어요. 야구를 바탕으로 쓴 [마구], 정보사회를 비판한 [플래티넘 데이타] 등 어떤 분야에 대해 추리소설을 쓰고자 한다면 정말 깊은 지식이 있어야 할텐데 그것을 모두 섭렵하고서 추리소설로 승화하는 실력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이번에 제가 읽은 [백조와 박쥐]는 전형적인 일반적인 추리소설이지만 흥미진진한 소재와 끝까지 범인을 궁금하게 만드는 흡입력이 어마어마했답니다. ^^
바로 이 책입니다. 제목이 백조와 박쥐인 게 참 이상하시죠?
백조는 하얗고 우아한 새라면 박쥐는 까맣고(회색이었던가?) 초라한 새(?)입니다.
이런 말 하면 배트맨 좋아하는 저희 집 막내가 싫어할테지만 여하튼 박쥐는 그리 사랑 받는 동물은 아니죠.
그런데 히가시노 게이고는 굳이 백조와 박쥐, 이 두 극단의 존재를 제목으로 내밀었습니다.
그 이유는 소설을 읽다 보면 이해가 되는데요,
잠깐 짧게 내용을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존경 받는 변호사가 어느날 변사체로 발견됩니다. 그 사건을 담당하던 형사는 우연히 변호사의 통화 목록을 대조해보던 중 도쿄에서 먼 거리에 있는 어느 지방의 노인이 이 변호사에게 연락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별 거 아닐 거라 생각하고 이 노인을 찾아간 형사는 그 노인의 집에서 변호사와 간접적으로 관련된 어느 절의 부적을 보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형사는 그 노인이 변호사의 죽음과 관련이 있을 거라 판단하고 다시 그 노인을 찾아가는데, 이때 그 노인은 마음을 먹은 듯 형사를 자신의 집으로 들인 뒤 모든 범행을 자백합니다. 게다가 30년 전 어느 금융업자의 죽음과 관련해서 그 사건도 자기가 저지른 범행이라며 자백을 합니다.
난데 없이 30년 전 사건의 범행을 자백하고, 또 이번 변호사의 죽음마저 자백하는 범인.
형사 입장에서는 쾌재를 부를 수도 있는 일이지만, 뭔가가 찜찜하게 남는 걸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그러던 중 드디어 백조와 박쥐가 나타납니다. ^^
진짜 백조와 박쥐는 아니구요, 죽은 변호사의 딸과 살인자인 노인의 아들이 바로 백조와 박쥐인 셈이죠.
멀쩡하게 자기 삶을 잘 살아가던 변호사의 딸과, 또 마찬가지로 도쿄에서 좋은 대학 나와서 멀쩡한 직장을 갖고 살아가던 노인의 아들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변호사의 딸은 아버지가 살해당한 이유를 납득하지 못해 괴로워 하고, 노인의 아들은 살인자의 아들이 되어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비난을 받게 됩니다.
그러던 차에 변호사의 딸은 노인의 진술에서 무언가 이상한 것을 발견합니다. 살인자의 자백에서 그려지는 아버지의 모습이 자기가 아는 아버지가 아닌 것 같았던 거죠.
마찬가지로 노인의 아들 또한 아버지의 진술에서 무언가 아버지답지 않은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피해자의 입장에 처한 변호사의 딸과, 가해자의 입장에 처한 노인의 아들이 합동 수사(?) 비슷한 것을 시작하게 됩니다. 다른 형사들이 보기에 이 둘은 결코 만나서는 안될 사이 같지만, 결국 둘은 진실을 찾아서 그렇게 힘을 합치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 진실은 무엇일까요?
결말을 알고 보면 세상 재미없는 게 추리 소설이니 스포는 생략하되, 어마어마한 사연들이 담겨 있다는 것만을 말해둘게요~
뿐 아니라 기실 누가 백조이고 누가 박쥐인지 그건 끝까지 읽어봐야 한다는 거... ^^휴가철에 쉬고 싶을 때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한권 가지고 계신다면 영화 한편 보시는 것보다 더 나을 거라고 강력하게 추천합니다^^또한 이 사건에 등장하는 변호사들의 모습을 통해서 과연 진실을 밝히는 것이 변호사들의 진정한 의무인지, 아니면 자기가 변호하는 사람에게 유리한 진실의 그림자만 좇는 게 그들의 의무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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