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와 여름 북캉스를!
어떻게 생각해보면 여름 휴가는 이 무더위를 지혜롭게 보내는 방법에 대한 실험적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휴가를 떠나지 못하시고 생업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께는 매우 죄송한 말씀이지만,
아이들이 여름 방학을 하고 저도 조금 느슨하게 일할 수 있는 이 무렵이면 어떻게 이 시간들을 잘 보낼까 고민하게 됩니다.
(물론 저도 사회생활을 빡시게 했던 적도 있으니 너무 나무라진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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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제가 찾은 피서 방법 중에 하나는 재미있는 추리소설 읽기입니다^^
며칠 전에도 추리 소설을 한권 탐독했지만,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도서관에서 여러 권을 빌렸네요.. ㅠ
이번에 읽은 책은 역시 제가 one of 최애하는 히가시노 게이고 님의 [기도의 막이 내릴 때]입니다.
저희 동네 도서관에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 님의 책은 거의 다 읽었기 때문에 눈에 띄는 새 책이 있으면 그냥 자동으로 선택하게 되는데요, 이 책도 그런 의미에서 선택한 책입니다. ^^
그런데 문득 고르고 보니 나름 의미있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히가시노 게이고님이 만든 캐릭터 중 가가 형사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신참자]라는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 가가 형사의 인간 됨됨이가 참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예요.
작은 것 하나에 담긴 의미도 놓치지 않는 그의 섬세함과 예리함, 그리고 사람들을 대하는 그 따뜻함이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책 [기도의 막이 내릴 때]는 바로 그 가가형사 시리즈의 마지막 버전이었습니다.
(읽고 나서 알았네요^^; )
잠시 스토리를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가가 형사는 어릴 때 어머님이 집을 나가신 후 경찰인 아버지와 둘이 살아갑니다.
어머니의 소식을 전혀 모른 채, 또 어머니가 왜 집을 나가야만 했는지 그 이유도, 그 심정도 전혀 모른 채 살아옵니다.
마음 속에는 그것에 대한 의문을 늘 간직한 채 살아왔겠죠.
많은 자식들이 부모의 불화를 보면 그 잘못이 자신에게 있는 게 아닐까 걱정하게 되는데, 사실 그건 전혀 진실이 아닙니다. 가가 형사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을 다른 사연이 있었고, 어머니 나름으로 차선으로 선택한 길이 가출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가가 형사의 어머니가 가출한 사건과 대비되는 또 하나의 어머니 가출이 등장합니다.
가가 형사의 어머니가 자식과 남편을 살리기 위해 가출을 선택했다면, 반대로 또 다른 가출은 남편과 자식을 망치는 가출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출의 피해자들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 격인 딸(아사이)과 아버지(와타베 슌지)입니다.
어머니의 가출로 집안이 한순간에 빚더미에 오르게 된 딸(아사이)과 아버지(와타베 슌지)는 야반도주를 하게 되고, 어떤 사건에 휘말리면서 딸과 아버지는 모종의 결단을 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30년이란 세월이 흐릅니다.
그 사이에 아버지(와타베 슌지)는 가가형사의 어머니와 우연히 알게 되고 서로 마음을 여는 사이가 됩니다.
또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가가 형사의 어머니는 몇 가지 유품을 남기고 저 세상으로 떠납니다. 가가 형사의 어머니가 남긴 유품은 우여곡절 끝에 가가형사에게 전달되는데 그 유품 속에 딸(아사이)과 아버지(와타베 슌지)를 이어주는 어떤 단서가 담겨 있습니다.
그 단서의 의미를 알지는 못했으나 가슴 속에 담아두고 있던 가가형사는 최근에 벌어진 두 건의 살인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그 단서를 하나씩 풀어나가게 됩니다. 최근의 살인 사건이란 딸 아사이와 아버지 와타베 슌지가 관련된 사건입니다. 30년 전에 했던 모종의 결단이 씨앗이 되어 현재에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어떤 사건입니다.
이것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가가형사는 자신의 어머니가 왜 집을 떠나야 했는지 그 진실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히가시노 게이고님의 가가형사 시리즈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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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추리소설에서 죽음이라는 소재가 없으면 안 되지만, 꼭 죽음이어야만 했나 하는 반문도 들긴 하는데요,
그렇게 따지만 명탐정 코난에서 코난과 유명한 탐정 그리고 미란이가 가는 곳마다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좀 과한 면이 없진 않겠죠...ㅠㅠ 추리 소설에서 죽음이라는 요소는 독자의 관심을 끄는 요소이면서 동시에 연극 무대에서 한 배우의 인생의 막을 내리는 정도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ㅠㅠ
여하튼 여름 무더위 피서용으로 추리 소설만한 게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소설 속에 그 사회가 담겨 있다는 평소 생각대로 일본의 여러 지명과 역사와 문화를 읽어내는 재미도 솔솔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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